[광명사거리역 평양냉면] 초보자도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정인면옥 평양냉면>

나는 평양냉면 초보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는데 음식에 초보라는 표현을 쓰는게 썩 달갑지는 않다.

하지만, 아직까지 평양냉면 러버들이 좋아하는 그 맛을 못 느끼기도 했기에 그냥 초보라는 표현을 쓰려한다.

아직도 전에 먹었던 밍밍한 평양냉면 육수를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평양냉면 이력>

2018년경 진미평양냉면 방문 - 대노 (심심한 걸레빤물 같은 맛에 식초랑 겨자를 때려부어도 맛이 똑같아서)

2022년경 진미평양냉면 방문 - 극대노 (4년 뒤에도 여전히 맛이 똑같아서)

2023년경 진미평양냉면 방문 - 대노 (회식자리여서 체념하고 먹었는데, 육수 먹으니 다시 또 화가남)

서울 평양냉면 랭킹에서 항상 상위권인 진미평양냉면을 3번이나 갔는데 결과는 참혹했다.

그래도 성시경의 먹을텐데에서는 7번까지만 먹어보라고 하더라. 나는 과연 7번을 버틸 수 있을까.

 
오늘은 광명사거리역에 있는 평양냉면집을 방문했다.
방문자 리뷰도 좋거니와 금액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한번쯤 도전해보기로 했다.
 
나는 속으로 와이프가 평양냉면을 맛없다고 말해주길 바랬다. 
나에게는 두 가지의 우려스러운 시나리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첫번째는 와이프가 맛있다고 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내가 맛있다고 하는 것

둘 다 지금까지 평양냉면에 분노하던 과거의 나와는 대척점에 서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식당을 가면서 맛없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내심 속으로는 이곳의 평양냉면이 맛있기를 바랬다. 
 

위치

 

 
7호선 광명사거리역에서 도보로 10분정도면 갈 수 있다. 
 
가는 길이 광명전통시장을 가로질러 가기에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영업시간

 
화요일 ~ 수요일 
11:30 - 21:00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16:00 - 17:00 브레이크타임
*15:30, 20:30 라스트오더
 
우리는 저녁에 방문한지라 브레이크타임이 끝나는 오후 5시에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유를 부렸으면 웨이팅을 할뻔했다. 
 
오후 5시 20분쯤 갔는데 자리가 딱 하나 남아있어서 이곳도 손님이 꽤 많구나 싶었다. 

평양냉면에는 여러 먹는 방법이 있으나 가급적 다른 것은 넣지 않는 것을 권장.

 

전에는 뭐라도 맛을 느껴보고자 이것저것 넣곤 했는데, 역시 있는 그대로의 냉면을 한번 느껴보겠다고 다짐했다. 

 
주문한 녹두전은 무척 특별하지는 않았다. 
 
특이하다면 바삭하게 구워진 삼겹살이 3점 정도 얹어 나온다는 것.
 
그리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올라와서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드디어 등장한 오늘의 주인공.

 

조심스럽게 사발을 들고 육수를 들이켰는데, 어라? 생각보다 괜찮았다. 

마치 곰탕집에서 식사 전 나오는 따뜻한 사골육수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면 타래를 풀어서도 맛보니, 메밀의 구수함과 약간의 꼬릿한 육수향이 진하게 올라왔다. 

 

뭔가 진미평양냉면만 먹던 나에게는 혹시 이 맛이 평양냉면인가? 라고 생각을 하게 하는 맛이었다.

일단 간이 너무 슴슴하지 않아서 평양냉면을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맛. 

물론 면은 고소하고 잘 끊기는 꽤나 평범한 메밀면이었다.

 

게다가 금액이 아주 훌륭해서 가성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도 한다. 

• 물냉면 / 비빔냉면 12,000원
• 녹두전 8,000원
• 차돌박이수육 16,000원(소) / 30,000원(대)

다른 평양냉면집은 15,000원 안팎으로 금액이 형성되어 있는데 비해 확실히 저렴하긴하다. 

 

사실은 차돌박이수육도 너무 궁금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이미 다 소진되어 양지수육 밖에 없는 상태.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다. 

 

비빔냉면 역시 무난하면서 고소한 메밀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함께 동행했던 형(진미평양냉면 러버)은 이런 코멘트를 남겼다. 

 

"정인민옥의 평양냉면은 진미평양냉면 육수보다 육향이 진하다. 하지만, 진미평양냉면은 면 자체에 맛이 베어있는 느낌이며, 면의 쫄깃한 식감이 매우 훌륭하다."

 

나는 평양냉면 초보자기 때문에, 평양냉면파의 위와 같은 코멘트도 남겨본다.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다.